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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도 골 넣는 바르사 DNA…플릭 감독의 한마디가 만든 극장 역전승

 한지 플릭 감독의 과감한 '전술 한 수'가 FC 바르셀로나에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최후의 승부수는 다름 아닌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였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19일(한국시간) "플릭 감독이 경기 막판 아라우호에게 공격수로 뛸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그 대화가 이번 더비의 운명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는 18일 몬주익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라리가 10라운드 지로나와의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 막판까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며 무승부가 유력해 보였지만, 종료 직전 경기 양상은 완전히 뒤집혔다.

후반 37분, 플릭 감독은 예상 밖 선택을 했다. 미드필더 카사도를 대신해 수비수 아라우호를 투입했는데, 포지션은 센터백이 아닌 최전방이었다. 요한 크루이프가 과거 수비수 알렉산코를 공격수로 활용했던 장면을 떠오르게 한 대담한 실험이었다.

이 승부수는 단 한 번의 기회로 결실을 맺었다. 추가시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프렝키 더 용의 크로스를 아라우호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 파울로 가자니가의 손끝을 살짝 스친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비 자원을 공격 카드로 활용한 플릭의 판단이 결정적 순간 빛을 발한 것이다.

경기 후 플릭 감독은 "교체를 고민하던 중 아라우호에게 ‘공격수로 뛸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웃으며 전했다. 아라우호도 DAZN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물으셔서 '물론입니다, 들어가면 골 넣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벤치가 웃었는데 진짜 그렇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경기 내내 중원 장악력 부족과 공격 전개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아라우호의 결승골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스포르트는 "플릭 감독의 결단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온 챔피언의 선택이었다"며 "이번 승리가 리그 우승 경쟁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라우호는 이번 시즌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오비에도전 득점 이후 한 달 만의 골이기도 하다. 한편 바르셀로나는 오는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선두 레알 마드리드를 압박하게 됐다. 레알이 다음 경기에서 미끄러질 경우, 바르셀로나가 선두로 올라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