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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이어 클라위버르트까지…인도네시아 축협, 감독 경질 비용만 40억 원 ‘혈세 낭비’ 논란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가 1년 새 두 명의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며 약 40억 원 가까운 위약금을 지출하게 됐다. 신태용 전 감독에 이어 후임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까지 조기 경질되면서 책임론과 재정 낭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매체 ‘볼라’는 16일(한국시간) PSSI가 경질한 클라위버르트 감독에게 최대 3억9천만 루피아(약 33억 원)의 계약 해지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PSSI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라위버르트 감독과 코치진의 경질을 발표했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지난 1월 신태용 감독의 후임으로 2년 계약과 옵션 조항을 포함해 부임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과 2027 AFC 아시안컵을 목표로 한 장기 프로젝트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을 이끈 8경기에서 3승 1무 4패에 그쳤고, 10월 아시아 지역 플레이오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 연패하며 월드컵 꿈이 좌절됐다. 결국 계약 9개월 만에 경질됐다.

‘볼라’는 “클라위버르트는 부임 9개월 만에 떠나게 됐다. 계약 기간이 15개월 이상 남아 있어 조기 해지 위약금만 최대 33억 원에 달한다”며 “행정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라고 전했다. 이어 “과연 이 경질 결정이 수십억 루피아를 들일 만큼 가치가 있는가”라고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비용 지출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PSSI는 올해 1월 신태용 전 감독도 전격 경질했다. 신태용 감독은 2020년 부임 후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전담하며 인도네시아 축구를 끌어올린 지도자로 평가된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끌었고,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을 꺾고 4강 신화를 썼다. 또 인도네시아를 2026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3차)까지 진출시키며 역사적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은 선수단 불화와 AFF 미쓰비시전기컵 조별리그 탈락을 명분으로 신 감독을 해임했다. 당시 신 감독은 2027년 6월까지 재계약돼 있었기 때문에 남은 계약 기간 2년 6개월에 대한 위약금 지급 문제가 발생했으며, 그 규모는 최대 53억 원으로 추산됐다. 신 감독이 8월 울산 HD 감독으로 부임하며 위약금 지급은 중단됐지만, 이미 상당 금액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토히르 회장은 신태용 감독 경질과 클라위버르트 선임·경질을 통해 약 40억 원 가까운 비용을 소모한 셈이다.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과 현지 언론은 “토히르 회장의 무리한 인사 결정이 초래한 예산 낭비”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신태용을 신임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PSSI는 아직 차기 감독 선임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잇따른 감독 경질과 재정 손실로 인해 PSSI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